전체 글95 브레인포그 (수면 리듬, 집중력 저하, 생활 습관) 뭔가 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막상 뭘 하려 했는지 기억이 안 난 적 있으신가요? 머리는 분명 깨어 있는데 생각이 한 박자씩 늦고, 단어가 입 끝에서 맴돌다 사라지는 그 느낌. 저도 한동안 그 상태로 살았습니다.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그 상태가 몇 달씩 이어지더니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수면 리듬이 무너지면 뇌가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혹시 주중에는 새벽 1~2시에 자고, 주말엔 오전 11시까지 자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그게 꽤 오래 지속됐습니다. 잠 자체는 자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침마다 이미 피곤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이걸 사회적 시차(social jetlag)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사회적 시차란,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이 크게 어긋나.. 2026. 5. 17. 미루기 습관 (완벽주의, 자기자비, 행동전략) 솔직히 저는 한때 하루 이틀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을 몇 달째 손도 못 댄 적이 있습니다. 파일을 켜는 것 자체가 너무 부담스러웠고, 막상 앉으면 평소엔 안 하던 청소까지 하면서 그 일만 피했습니다. 미루기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완벽주의가 미루기를 만드는 방식일반적으로 미루는 사람은 의지가 약하거나 게으른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뇌과학 분야에서는 미루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평가 회피(evaluation avoidance)를 꼽습니다. 평가 회피란 결과물이 외부에 드러났을 때 나쁜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져서, 아예 결과물을.. 2026. 5. 16. 우주의 반물질 (생산 난이도, 에너지 밀도, 물질 비대칭) 반물질 1g의 가격은 약 70조 원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단위를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금도 다이아몬드도 아닌, 인류가 지금껏 총 몇 나노그램밖에 만들어내지 못한 물질이 이 가격표를 달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희소성 문제가 아닙니다. 왜 이렇게 비쌀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 물질이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풀어보겠습니다.생산 난이도: 왜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인가반물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지구상에서 단 하나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CERN, 즉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입자가속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입자가속기란 양성자 같은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서로 충돌시키는 장치로, 그 충돌 에너지 속에서 극소량의 반물질 입자가 생성됩니다.문제는 이 과정의.. 2026. 5. 16. 한국 우주 개발 역사 (로켓 붐, 누리호, 우주과학연구회) 솔직히 저도 얼마 전까지는 한국 우주 개발의 시작점을 1992년 우리 별 1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 지금껏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제가 알던 역사가 얼마나 얇은 단면만 봤던 것인지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기술의 역사가 아니라, 의지의 역사가 먼저였습니다.스푸트니크 쇼크와 1950년대 한국의 로켓 붐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 1호를 발사했을 때, 그 충격은 태평양을 넘어 한반도까지 전해졌습니다. 스푸트니크 쇼크란 소련의 위성 발사 성공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안보·과학 양쪽에서 충격을 준 사건을 가리키는데,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비슷한 자극이 됐습니다.전쟁이 끝난 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은 나라에서,.. 2026. 5. 15. 보이저 신호 (버티는 기계, 지구의 흔적, 우주 소통) 밤에 오래된 기기를 억지로 고쳐 쓰면서 "이걸 아직도 되게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런 경험을 꽤 해봤는데, 이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그 감각이 갑자기 되살아났습니다. 보이저 1호는 240억 km 넘게 떨어진 곳에서 아직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1970년대 부품으로, 손상된 메모리로, 매년 4W씩 줄어드는 전력으로.버티는 기계 — 한계에 가까운 시스템이 살아남는 방식보이저 1호가 현재 약 245억 km 거리에 있다는 수치는 들어도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거리보다 신호의 상태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구에 도달하는 전파 세기가 약 10의 -21승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는 자연적인 우주 잡음과 거의 구분이 안 되는 정도입니다. 그 신호를 걸러내서 데이터로.. 2026. 5. 15. 원자력 우주선 (NEP, 이온추진, 핵분열) 2028년 12월, NASA는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화성으로 쏘아 올립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진짜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화학 연료 로켓이 70년째 우주 탐사의 전부였는데, 그 틀을 한 번에 깨버리는 발표였으니까요.NEP, 원자력으로 전기를 만들어 우주를 달린다NASA가 이번에 공개한 발사체의 이름은 SR-1 프리덤입니다. 이 우주선의 핵심 기술은 NEP, 즉 원자력 전기 추진(Nuclear Electric Propulsion)입니다. 여기서 NEP란 소형 원자로를 우주선에 탑재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고, 그 전기로 이온 엔진을 구동하는 추진 방식을 의미합니다. 지구의 원자력 발전소가 핵분열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것과 원리가 같습니다.다.. 2026. 5. 14.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