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3 첫인상의 심리학 (편도체, 초두효과, 확증편향) 사람의 첫인상은 0.1초 만에 결정된다고 합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면접 경험을 되짚어보니, 그 0.1초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습니다. 뇌과학과 심리학이 말하는 첫인상의 구조, 그리고 제가 직접 겪으며 느낀 것들을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편도체가 먼저 판단한다2006년 프린스턴 대학교의 심리학자 알렉산더 토도로프와 제님 윌리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의 얼굴을 단 100밀리 초, 즉 0.1초만 봐도 호감도와 신뢰도를 판단합니다. 더 오래 봐도 그 판단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출처: Princeton University).이 초고속 판단의 주체는 편도체(amygdala)입니다. 편도체란 뇌의 양쪽 측두엽 깊숙이 자리 잡은 아몬드 모양의 구조물로, 위협 여부를.. 2026. 6. 11. 경청은 성격이 아니라 전략이다 (듣기 유형, 공감적 듣기, 질문하기)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잘 듣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배 직원의 굳어버린 표정을 보고 나서야, 제가 실은 전혀 듣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말은 듣고 있었지만, 그 사람이 진짜 원했던 것은 놓치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경청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실제로 잘 들을 수 있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내가 '해결형 듣기'에 갇혀 있었다는 것몇 년 전, 중요한 임원진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던 후배에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예전엔 더 떨었는데 다 지나가더라. 해보면 별거 아니야." 나름대로는 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후배는 오히려 말수가 줄었고, 표정도 굳어졌습니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는데, 한참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제가 한 건 .. 2026. 6. 11. 달리기와 뇌 건강 (BDNF, 신경세포, 혈류) 몇 년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시기, 퇴근 후 공원을 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살 빼려고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몸보다 머리가 먼저 달라졌습니다. 달리기가 단순히 체중 관리를 넘어 뇌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 저도 뒤늦게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달리기 후 기분이 달라지는 이유, 혹시 눈치채셨나요저는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 머릿속이 조용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뛰기 전에는 같은 걱정을 머릿속에서 반복하고 있었는데, 20~30분을 뛰고 나면 그 걱정이 사라진 건 아닌데도 왠지 덜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땀을 흘려서 기분이 풀린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그런데 그 변화에는 꽤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달리기 같은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에서 BDNF(뇌유래 신경영양.. 2026. 6. 10. 불안과 우울을 다루는 개념 3가지 (핵심신념, 자동적사고, 노출훈련) 회의실에서 발표 순서가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고 머릿속이 하얘진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꽤 오랫동안 그런 상황을 반복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 불안의 진짜 원인은 발표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인지행동치료(CBT)를 접하면서 그 이유를 비로소 이해하게 됐습니다.핵심신념이 불안을 만든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인지행동치료(CBT)는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의 약자로, 1964년 정신과 의사 에런 벡(Aaron Beck)이 처음 체계화한 심리치료 기법입니다. 여기서 CBT란 특정 상황 자체보다,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감정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치료 방식입니다.핵심신념(Core Belief)이라는 개념이 이 치료의 중심에 있습니다. 핵심신념이란 .. 2026. 6. 10. 스포트라이트 효과 (스포트라이트 효과, 자기중심적 편향, 사회불안) 하루 종일 마음에 걸렸던 실수를, 정작 상대방은 기억조차 못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회사에 입사하던 첫 주에 그걸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내가 무대 위에 올라와 있다고 믿고 있는 동안, 관객석은 사실 텅 비어 있었다는 것을.나는 왜 하루 종일 셔츠 얼룩이 신경 쓰였을까입사 첫 주에 커피를 셔츠에 쏟았습니다.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그대로 출근했고,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자리에 앉을 때도 몸을 비틀었고, 회의 시간 내내 팔로 얼룩을 가리려고 했습니다. 퇴근 무렵 가장 친한 동료에게 먼저 말을 꺼냈더니 "어? 그랬어요?"라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겁니다.비슷한 일이 또 있었습니다. 큰맘 먹고 헤어스타일을 완전히 바꾼 날, 누.. 2026. 6. 9. 이유 없는 불안 (편도체, 현대인 구조, 해소법) 잠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은 적 있으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별일 없이 보낸 날인데 이불속에서 가슴이 조여드는 느낌이 올 때마다, 저는 "내가 왜 이러지"를 반복했습니다. 그 경험을 계기로 불안의 작동 원리를 찾아보게 됐고, 생각보다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불안이 생기는 뇌 과학적 이유불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편도체(amygdala)입니다. 여기서 편도체란 뇌의 측두엽 안쪽에 자리한 아몬드 모양의 신경 구조로, 위험 신호를 감지해 몸 전체에 경보를 울리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뇌 속의 화재 감지기입니다.편도체가 활성화되면 신장 바로 위에 붙어 있는 부신(adrenal gland)에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됩니다. 여기서 코르티솔이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 2026. 6. 9.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