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더 이상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닌, 연중 대기오염 재난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미세먼지가 굉장히 많아서 멀리 있는 산을 뚜렷하게 본지가 언제인지 정말 오래된 것 같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PM2.5와 같은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외출을 피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내외에서의 체계적인 생활수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WHO 기준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심한 날 실내와 실외에서 꼭 실천해야 할 대처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WHO가 제시한 미세먼지 기준과 위험성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농도를 PM10과 PM2.5로 구분하여 각각의 건강 영향을 다르게 판단합니다. PM10은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주로 기관지 이상을 유발하고, PM2.5는 지름이 2.5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더 작아 폐포 깊숙이 침투하거나 혈액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험 물질입니다. WHO는 2021년 개정된 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PM2.5의 일일 평균 권고 기준을 15㎍/㎥, 연간 평균은 5㎍/㎥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재 ‘좋음’ 기준은 PM2.5 기준 15㎍/㎥ 이하, ‘나쁨’은 36㎍/㎥ 이상으로 WHO 기준에 비해 다소 관대한 수준입니다. 즉, 우리 기준에서 ‘보통’일지라도 WHO 기준에 따르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노약자, 천식 환자, 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등은 이 수치를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PM2.5는 단순 먼지가 아니라 중금속, 황산염, 질산염, 탄소 등 유해 화합물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며, 단기 노출만으로도 폐 기능 저하, 심장 박동 이상, 면역력 약화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WHO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생활 시에도 대기질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실천해야 할 공기질 관리법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라고 해서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오래된 창문 틈, 문풍지 불량, 환기 시스템이 없는 주거환경에서는 외부 미세먼지가 쉽게 유입될 수 있습니다. WHO는 실내 공기질 관리의 핵심 요소로 환기 시기 조절, 공기청정기 사용, 실내 청소 강화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첫째, 환기는 반드시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야 합니다. 보통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상대적으로 미세먼지가 낮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짧게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의 시간대에는 환기를 삼가고 문틈, 창틀을 통해 미세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실리콘 마감이나 문풍지 보강도 필요합니다. 둘째, 공기청정기는 HEPA 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사용하고, 필터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단순 송풍형 제품은 효과가 미미하며, PM2.5를 걸러낼 수 있는 입자 흡입 성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실내 청소 시에는 마른걸레보다 물걸레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카펫이나 천 소재 가구는 정전기로 인해 미세먼지가 달라붙기 쉬우므로 청소기 필터를 자주 교체하거나 고성능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넷째,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는 경우에도 습도 조절이 필수입니다. 습한 환경은 오히려 곰팡이나 진드기를 증식시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제습기 또는 환풍기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집 안에서는 향초, 방향제, 가열조리 등도 실내 공기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외출 시 개인 보호와 행동요령
WHO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지만,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보호 장비 착용과 행동 요령이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대비책은 KF94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입니다. 단순 면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는 PM2.5 차단 효과가 떨어지며, 제대로 된 밀착력이 없다면 마스크 착용 효과가 반감됩니다.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얼굴에 빈틈이 없도록 밀착시키고, 마스크를 만진 손은 곧바로 손소독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마스크 착용 자체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시간은 최대한 줄이고, 필요 시 아이용 전용 마스크를 착용시켜야 합니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세면과 손 씻기를 해야 합니다. 피부와 모발, 옷에 붙은 미세먼지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외출 직후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운동이나 조깅, 등산 같은 격렬한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심장이 빨리 뛰는 상태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유해 입자의 흡수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차량을 이용할 경우 외기순환 모드를 피하고, 내기순환 모드로 변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거나, 에어컨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차량 내부 공기질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외출 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WHO 또한 실시간 정보 확인을 통한 '능동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론: WHO 기준은 경고입니다. 생활수칙이 해답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 미세먼지는 더 이상 일시적 불편이 아닌,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환경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WHO가 제시하는 미세먼지 기준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우리 몸에 실제로 해를 미칠 수 있는 수준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이를 기준 삼아 실내외 생활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실내 환기 관리, 공기청정기 유지, 마스크 착용과 외출 후 위생 관리 등을 습관화하며, WHO 기준에 부합하는 생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