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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어떻게 작용하나? (기전, 내성, 변화)

by oboemoon 2025. 7. 6.

항생제 작용에 대하여
알약

항생제는 인류가 감염병과 싸우는 데 있어 혁명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약물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항생제를 잘못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함에 따라 그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항생제 내성'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더 강력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항생제가 원래 어떻게 작용하는지, 내성이 생기는 원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로 인한 실제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과학적인 시각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항생제의 기본 작용 원리 - 세균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메커니즘

항생제는 박테리아(세균)의 생존에 꼭 필요한 구조나 기능을 방해하여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항생제는 페니실린 계열로, 세균의 세포벽 합성을 방해합니다. 세포벽은 세균이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내부 압력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인데, 항생제가 이를 손상시키면 세균은 파열되어 죽게 됩니다. 또 다른 항생제는 단백질 합성이나 DNA 복제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점은 항생제가 사람의 세포에는 작용하지 않고, 오직 세균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특이성 덕분에 항생제는 감염병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용 메커니즘은 세균이 진화하면서 우회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떤 세균은 효소를 만들어 항생제를 분해하거나, 세포막을 변형시켜 항생제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방법을 개발해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내성’의 시작입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과정 - 돌연변이와 생존의 선택

항생제 내성은 세균의 ‘돌연변이’와 ‘선택적 압력’에 의해 발생합니다. 세균은 매우 짧은 시간에 수많은 세대를 반복하며 빠르게 증식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전적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그 중 우연히 항생제에 저항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돌연변이 세균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대부분의 세균은 죽지만, 그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세균은 살아남습니다. 살아남은 이들은 다시 증식하면서 ‘내성균’ 집단을 형성하게 됩니다. 즉, 항생제는 강한 세균만을 남기는 ‘선택의 장’이 되는 셈입니다. 또한 세균은 자신이 가진 내성 유전자를 다른 세균에게 전달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수평적 유전자 전달’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다른 종의 세균에게도 빠르게 내성이 퍼질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항생제를 불완전하게 복용할 때, 예를 들어 처방된 기간보다 짧게 복용하거나 중간에 임의로 끊을 경우, 내성균이 더 강하게 살아남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축산업에서 항생제를 성장 촉진제로 사용하는 것 역시 내성균 확산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항생제 내성의 실제 위험 - 치료불능 감염병 시대의 도래

항생제 내성의 가장 무서운 점은 감염병 치료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엔 쉽게 치료되던 폐렴, 방광염, 결핵, 식중독 등이 현재는 내성균에 감염될 경우 치료에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수백만 명이 내성균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이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 병원 현장에서도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감염은 고용량, 고위험 항생제를 써도 치료가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는 속도가 내성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항생제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10년 이상, 막대한 비용과 연구가 필요하지만, 내성은 단 몇 개월, 심지어 수 주 만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는 마지막 선택지인 ‘카바페넴’ 계열이나 ‘콜리스틴’ 같은 독성이 높은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결국 항생제 내성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국가 보건 체계와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을 위협하는 글로벌 보건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 - 항생제, 현명하게 사용해야 미래를 지킨다

항생제는 인류가 얻은 위대한 의학적 성과이지만, 그 힘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결과는 너무나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단지 ‘특정 감염병에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의료 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생제를 복용할 때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르고, 처방받은 용량과 기간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위생 관리, 백신 접종, 항생제 남용 자제 등의 노력을 통해 내성균의 확산을 방지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되어야 하며, 그것이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