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입추가 지나고 공기가 제법 시원해지려고 하는 것 같은 날씨입니다. 오늘은 한국과 미국의 식품 영양성분 표기에 대하여 말씀드리려 합니다. 표기에서 단위 체계, 열량 계산 기준, 시각적 표현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수입·직구 제품 해석에 꼭 필요한 차이점을 정리해 정확한 비교와 건강한 선택을 도와드리려 합니다.
단위 차이
한국과 미국의 영양성분 표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측정 단위와 표기 방식입니다. 한국은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영양성분을 표시하되, 동시에 100g 또는 100ml당 영양성분 값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의 총량 대비 섭취량을 조절할 때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200g 과자 봉지에서 “1회 제공량 50g”과 “100g당 함량”이 병기되면, 실제 먹은 양을 기준으로 열량과 나트륨을 쉽게 환산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Serving Size(1회 제공량)’ 중심으로 표기하며 100g 기준 수치는 필수가 아닙니다. 여기에 컵(cup), 테이블스푼(Tbsp), 개(piece) 같은 생활 단위를 활용해 실제 섭취량을 직관적으로 안내합니다. 또한 한국은 g(그램), mg(밀리그램) 등 미터법을 사용하고, 미국은 oz(온스), lb(파운드) 등 야드파운드법을 병기하거나 단독 사용하기도 합니다. 나트륨 500mg처럼 미터법으로 적히는 사례도 있지만, 일부 제품은 0.5g 또는 온스 환산치로 표기되어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나트륨·당류·지방처럼 건강과 직결되는 항목은 mg와 g 단위 차이, 소수점 반올림 여부, 표기 공차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수입식품 해석 시에는 단위 변환(1oz≈28.35g, 1lb=453.59g) 과 1회 제공량 대비 총 포장 내 제공량(Servings per container)을 함께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1 봉지 전부 먹었을 때” 실제 섭취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열량 표기 방식
열량(칼로리) 표기에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kcal 단위를 사용하며, 1회 제공량 기준과 100g 기준을 병기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가 쉽습니다. 미국은 ‘Calories’라는 용어를 굵고 크게 표기하고 단위 기호(kcal)를 생략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같은 초콜릿이라도 한국판은 “열량: 210kcal(1회 42g)”처럼 쓰는 반면, 미국판은 “Calories 210”만 표기됩니다. 일일 기준치 대비 비율 표기에서도 용어가 다릅니다. 한국은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를, 미국은 ‘% Daily Value’를 사용하며, 미국의 기준치는 2,000kcal 식단을 전제로 합니다. 과거 미국 라벨에는 ‘Calories from Fat(지방 유래 열량)’ 표기가 있었지만 2016년 개정 후 의무에서 제외되어 이제는 총 열량과 지방·포화지방 등의 영양소별 % DV가 핵심입니다. 또, 열량 계산의 기본 원칙(탄수화물 4kcal/g, 단백질 4kcal/g, 지방 9kcal/g)은 같지만, 당알코올·식이섬유 열량 반영 등 세부 규정 차이로 동일 제품이라도 국가별 총열량이 소폭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전 팁으로는 ① 1회 제공량이 지나치게 작게 설정된 제품에 주의(칼로리가 낮아 보이는 착시), ② 총 용기당 서빙 수를 반드시 함께 확인, ③ % DV와 절대량(g, mg)을 동시에 비교하는 습관이 유효합니다. 특히 에너지바·음료는 1캔=1 서빙이 아닐 수 있으므로 총 섭취량 기준 환산이 필요합니다.
표현법 차이
시각적 구성과 정보 강조 방식도 상이합니다. 한국 라벨은 표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성분명–함량–기준치(%)를 정돈된 표준 포맷으로 배치합니다. 글자 크기와 색상 변화가 크지 않아 정보 밀도가 높고 전체적인 균형이 유지됩니다. 반면 미국 라벨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Calories를 크게·굵게, 구분선과 폰트 대비를 활용해 정보의 위계를 분명히 합니다. 표기 순서도 한국과 약간 달라, 총지방(Total Fat)·포화지방(Sat. Fat)·트랜스지방(Trans Fat)·콜레스테롤·나트륨·총탄수화물·식이섬유·총당류(추가당 Added Sugars 포함)·단백질 순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한국은 소수점 한 자리까지 등 보다 정밀한 수치를 자주 보여주는 반면, 미국은 반올림 규칙을 적용해 정수 또는 0.5 단위 표기가 눈에 띕니다. 알레르기 표시도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은 별도 섹션에 난류·우유·밀 등 의무 표시 원재료를 명확히 기재하고, 미국은 성분표 하단에 ‘Contains: milk, soy’처럼 간략히 표기하거나 ‘May contain’ 경고문을 병기합니다. 또한 추가당(Added Sugars) 은 미국 라벨의 주요 차별점으로, 총 당류 중 가공 단계에서 더해진 당을 별도 항목과 % DV로 강조합니다. 한국에서도 당류 관리는 중요하지만, ‘추가당’의 명시적 구분은 상대적으로 덜 일반적이어서 수입 제품을 볼 때 눈에 띄는 차이로 다가옵니다. 실무적으로는 ① 강조 요소(진하게·큰 글자)에 먼저 시선을 두고, ② 표기 단위와 반올림 규칙을 감안해 절대량 기준으로 재환산, ③ 알레르기·추가당 라인을 별도 체크하는 읽기 순서를 추천합니다.
결론
한·미 영양성분 표기는 단위, 열량 기준, 시각 표현이 다릅니다. 1회 제공량과 총 서빙 수를 함께 보며, %DV와 절대량을 교차 확인하고, 단위 변환을 전제로 해석하세요. 특히 나트륨·지방·추가당은 국가별 강조점 차이를 감안해 비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