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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입배스 생태계 교란 (토종어류 위협, 수중포획 현장, 외래종 관리)

by oboemoon 2026. 2. 19.

대청호와 용담댐 수중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산소통 없이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큰입배스를 포획하는 사람들, 그들의 하루는 한국 생태계가 직면한 위기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1998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큰입배스는 여전히 우리 하천과 호수를 점령하고 있으며, 토종 어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큰입배스가 토종어류를 위협하는 현실

대청호 수면 아래는 사실상 큰입배스의 천지가 되었습니다. 길이 60cm 이상, 무게 3kg이 넘는 대형 배스들이 한 무더기씩 올라오는 광경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 시간 작업으로 엄청난 개체가 포획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번식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붕어와 잉어 같은 토종 어류들을 밀어내고 호수 전체를 점령한 배스로 인해, 주민들의 어업은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큰입배스는 '라지 마우스'라는 이름답게 입이 굉장히 큽니다. 주먹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한 번 문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꾼입니다. 이들은 물고기는 물론 알과 치어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웁니다. 실제로 포획된 배스가 토해낸 것들을 보면 참마자나 모래무지 같은 우리나라 토종 어류들이었습니다. 위 속에서 소화가 진행 중인 상태로 발견된 토종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고 있던 생명들이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배스의 번식력입니다. 2.6kg짜리 암컷 성체 한 마리가 약 240g의 알을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 약 26만 개의 알이 들어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그중 90% 이상이 부화해서 치어까지 성공한다고 하니, 한 마리가 수십만 마리로 불어나는 셈입니다. 포획하지 않았다면 산란을 했을 배스들을 막는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긴급한 과제인 이유입니다. 환경부와 민관이 합동으로 배스 퇴치를 벌이고 있지만, 끝없이 증식하는 개체 수 앞에서는 여전히 막막하기만 합니다.

목숨을 건 수중포획 현장의 실체

수심 10m 대청호 내부는 거의 초토화된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공명식 씨를 비롯한 포획 전문가들은 산소통 없이 오직 숨을 참으며 배스를 잡습니다. 물속에서 소리가 나면 배스가 도망가기 때문에 산소통을 사용할 수 없고, 혼자서 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앞이 희부연 물속에서 숨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은 신기에 가깝습니다.

창을 쓰려면 1m 안까지 배스에 접근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간격을 좁혀가다가 목표물을 향해 창을 쏘는 순간, 빠르고 정확하게 십중팔구 배스가 걸려듭니다. 그러나 산소통이 없기 때문에 한시바삐 물 밖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아무리 훈련된 이들이라 해도 3분을 넘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며, 정신이 아득해지고 현기증이 일어날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엄청난 배스의 무게가 자꾸만 몸을 당깁니다. 쌀 몇 가마를 진 듯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 비로소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 밖으로 나올 때,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하루 작업으로 끌어올리는 배스의 무게는 약 100kg, 공명식 씨 체중의 두 배에 달하는 무게를 물속에서 끌고 다니는 격입니다. 대여섯 시간 작업을 하면 숨을 참아야 하는 시간이 3~4시간에 달합니다. 긴장 속에서 이런 작업을 해온 지 벌써 5년째입니다. 같은 동작을 수십 번씩 계속 반복해야 하고, 어창을 계속 한 동작으로만 당겨야 하니 탄력이 강한 고무줄을 끊임없이 써야 되는 어깨 부분에 오는 통증이 체력적인 큰 부담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 마리를 잡으면 우리 토종물고기 천 마리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용담댐에서의 작업은 더욱 위험합니다. 나무가 수면 위까지 자라난 곳은 작업하기 가장 까다로운 곳입니다. 물속에서 길게 뻗은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하고, 자칫 방심하면 나뭇가지에 걸리거나 다칠 염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40년 경력의 한신철 씨도 버려진 그물에 발이 걸려 위기를 겪었습니다. 1초가 한 시간처럼 느껴지는 아찔한 순간이었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힘든 일이 연출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토종 물고기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외래종 관리의 구조적 과제와 미래

작년 한 해 잡은 배스의 양만 32톤에 달합니다. 냉동 창고에 가득 쌓인 배스를 보면 이게 정말 배스겠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전부 배스가 맞습니다. 4월 1일부터 포획한 물량이 한 달도 안 돼서 엄청난 양이 되었을 정도로, 잡으면서도 깜짝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그러나 이는 놀랄 일이 아니라 안타깝고 속상할 일입니다. 이만큼이 우리 토종 물고기가 있었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큰입배스는 70년대 원래 식용 목적으로 들여왔지만,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식용이나 축산 사료로도 쓰지 않습니다. 출고되는 날에도 마음 한켠이 씁쓸한 이유입니다. 퇴비 공장으로 보낸 게 2톤 조금 넘게 출고되었고, 지금은 비료로 가공하고 있습니다. 먹을 수 없는 고기를 잡는 데 온 힘을 쏟고, 밥도 안 먹고 숨도 안 쉬고 물속에서 교란종 배스만 잡는 현실은 씁쓸하지만, 이들은 큰 뜻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자꾸 하나둘 늘어나다 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배스를 잡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70년대에 들여온 선택의 결과를 지금 세대가 몸으로 감당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잡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냅니다. 1998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배스는 여전히 번식하고 있고, 낚시로는 감당도 못 하는 상황입니다. 배스를 악명 높은 무법자로만 그리기보다, 왜 이런 생태계가 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사람에게 육지가 중요하듯 물고기도 자기가 원래 살던 환경에서 사는 것이 최선입니다. 언젠가 사람이 조절해 주지 않는 날이 오길 바라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다큐는 단순한 포획 기록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이 자연에 어떤 책임으로 돌아오는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의 진심이 언젠가 토종 물고기가 다시 차고 들어오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어릴 때 시골 강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이들이 그때와 너무나 달라진 물속을 들여다보며 힘든 작업에 힘을 모으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게 건강한 생태계를 물려주기 위함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xivXlX0jS14?si=FtVOlZs5qeX3wTz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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