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요즘 들어 뭔가를 깜빡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느끼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얼마 전 부모님 안부 전화를 드렸다가 아버지가 며칠 전 이미 했던 이야기를 처음 꺼내는 것처럼 다시 하셔서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치매는 막연히 '나이 들면 생기는 것'이라고 여겼는데, 사실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라는 걸 그때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하는 나이
치매가 발병하기 15년에서 20년 전부터 뇌 안에 아밀로이드(amyloid)가 축적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여기서 아밀로이드란 뇌세포가 매일 활동하며 만들어내는 노폐물 단백질로, 정상적인 뇌에서는 자연스럽게 청소되어야 하지만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덩어리를 이루며 뇌 속에 박히는 물질입니다. 이 덩어리가 쌓이면 뇌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이 막히고, 결국 세포가 죽어버리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집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에 따르면 인지 기능이 정상인 70대 중에서도 3분의 1은 이미 뇌 안에 아밀로이드가 상당량 쌓여 있다고 합니다(출처: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70세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빠르면 40대부터 이미 변화가 시작된 셈입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안도감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문제는 아밀로이드가 한번 쌓이기 시작하면 약으로 빼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상당하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핵심은 예방, 즉 쌓이기 전에 매일 청소해 주는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뇌 혈류를 깨우는 운동과 마사지
그렇다면 일상에서 뇌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입니다. 글림프 시스템이란 뇌 안의 노폐물 청소 시스템으로, 수면 중이나 신체 활동 시에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며 아밀로이드 같은 유해 단백질을 배출해 주는 뇌의 하수도 역할을 합니다. 이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깊은 잠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입니다.
운동이 뇌에 좋다는 건 많이들 알지만, 구체적으로 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을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납니다. 뇌는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가 흡입하는 산소의 20%를 사용하는 기관입니다. 혈류가 원활해질수록 뇌세포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아 더 잘 기능합니다.
운동을 하면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도 분비됩니다. BDNF란 근육에서 생성되어 뇌로 전달되는 성장인자로, 뇌세포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새로운 신경 연결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뇌세포에게 주는 비료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직접 한 발 서기와 손가락 운동을 병행해 봤는데, 익숙해지기까지 사흘 정도 걸렸고 그 이후로는 집중하는 시간이 확실히 길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특히 일본에서 평균 67세 어르신 1,3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한 발로 20초 이상 서지 못하는 사람이 이미 뇌 안에 작은 혈관 손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균형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127%나 높았습니다. 반대로 15초 이상 한 발로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 위험이 35% 낮았습니다. 한 발로 서는 동작 하나가 뇌의 네 개 영역을 동시에 깨운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뇌 노폐물 배출을 돕는 마사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쇄골 아래 림프 출구 부위를 손끝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15초 자극
- 귀 뒤 유양돌기(mastoid process)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흉쇄유돌근(sternocleidomastoid muscle)을 위에서 아래로 양쪽 각 10회 쓸어내리기
- 목덜미 양측 함몰 부위를 엄지로 눌러주며 복식호흡 병행
운동 하나로 치매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
여기서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상에서 소개된 방법들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특정 마사지와 운동만 꾸준히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식의 표현은 제 입장에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매는 유전적 요인, 혈관 건강, 만성 염증, 수면 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의식을 잃을 정도의 두부 외상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18배 높아진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출처: 대한치매학회). 이처럼 치매는 단일 원인이 아닌 다층적 위험 요인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운동이 뇌 건강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콘텐츠를 볼 때는 좋은 습관을 시작하는 계기로 활용하되, 맹신은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뇌 MRI만으로 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MRI는 뇌의 형태적 변화인 위축이나 출혈은 잘 보여주지만, 아밀로이드 같은 단백질 축적 여부는 PET 검사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검사를 통해야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거나, 50대 이상이거나, 최근 깜빡임이 부쩍 늘었다면 인지기능 검사를 한 번은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치매 예방에 있어 지속적인 효과가 입증된 생활습관을 정리하자면 결국 네 가지로 모아집니다.
- 꾸준한 신체 활동 — 해마(hippocampus) 부피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 충분한 수면 — 글림프 시스템이 가장 활발히 작동하는 시간이 깊은 수면 중이기 때문입니다
- 식단 관리 — 가공식품과 과도한 염분, 당분은 혈관 건강을 해치며 뇌 혈류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 사회적 활동 유지 — 고립된 생활은 치매 위험을 1.5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나머지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운동만 열심히 하면서 잠을 4~5시간 자는 생활을 반복한다면, 아무리 발을 들고 파카라 발음을 외쳐도 뇌 청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치매 예방은 특별한 나이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아버지 건강이 다시 마음에 걸렸고, 그보다 먼저 제 수면 시간과 운동 습관부터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 발 서기는 당장 오늘 밤 양치하면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작은 습관 하나를 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