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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 (일자리, 워라밸, 귀환)

by oboemoon 2026. 3. 20.

솔직히 저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 청년들이 서울로 몰리는 건 그저 '더 좋은 기회'를 찾아서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진경 씨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게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대전에서는 일자리 자체가 거의 없었고, 있다 해도 촬영이나 업무는 결국 서울에서 이뤄졌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제가 만약 지방에서 꿈을 키우는 청년이었다면, 저 역시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들이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진짜 이유

오진경 씨는 4년 차 직장인으로 서울에서 콘텐츠 제작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했고, 몇 차례 이직도 경험했습니다. 그가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대전에는 일자리가 거의 없었고, 있다 해도 실제 업무는 서울이나 타지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입이나 경력이 적은 청년들이 지원할 만한 일자리는 지방에 거의 전무했습니다.

서울 상경 초기, 오진경 씨는 지방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처음 해보는 자취, 가족과의 거리, 주변에 친구 하나 없는 외로움. 거기에 월세, 식비, 교통비까지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서울에서의 삶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달리 매일매일이 버티기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기회'였습니다.

서울에는 지방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 새로운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환경. 마음만 먹으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넘쳐났습니다. 오진경 씨는 "서울은 제게 발전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지방에서는 꿈꿀 수 없는 성장의 가능성이 서울에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준 씨의 이야기도 비슷했습니다. 부산에서 상경한 그는 대중문화 예술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의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취업했다가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작가지망생인 그에게 서울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수도권에 붙어 있어야 일이 있다"는 말이 반복되는 장면은, 청년들에게 서울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충청남도 논산시의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학 진학, 취업, 그리고 10년 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싶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청년들의 이동은 대학 진학으로 시작되고, 첫 취업, 그리고 재취업을 거치며 세 번에 걸쳐 이뤄집니다. 한번 떠난 청년들은 거의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가 느낀 건, 이건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지방이 청년을 다시 불러들이려면

일본 효고현 아와지시의 사례는 희망적이었습니다. 4년 전 일본의 한 대기업 파소나 그룹이 본사를 아와지시로 옮기면서, 소멸 직전이던 섬이 부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이전과 함께 5년간 1,300명의 직원이 이주했고, 필요한 인프라가 마련됐습니다. 이쿠라 아이 씨는 도쿄에서 미용사로 일하던 남편과 함께 아와지시로 이주했습니다. 도쿄에서는 저녁도 주말도 없이 바쁘게 지냈지만, 아와지시로 온 후 가족과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2022년에는 아이도 한 명 더 낳았습니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자녀의 무상 교육, 넓은 주거 공간, 여유로운 출퇴근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지옥 같은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고, 삶의 질이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천억 엔이 넘는 빚에 시달렸던 아와지시는, 기업 이전 후 90여 개 관련 기업이 추가로 이주했고, 5년째 인구 4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생기면서 인구가 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로켓 도시라 불리는 이곳은 2010년 약 16만 9천 명이었던 인구가 2025년 약 25만 명으로 32% 증가했습니다. 헌츠빌에는 세계적인 방산기업들이 모여 있고, 앨라배마 주립 헌츠빌 대학교는 재학생의 약 70%가 지역 기업 출연 장학금을 받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인재를 키워내고, 졸업생의 78%가 헌츠빌 내 기업에 취업합니다. 케일러 블레어 씨와 알리나 마라시 씨 같은 청년들은 헌츠빌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행복한 미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충청남도 논산시는 6년간 총 1,607억 원을 투입해 국방 국가 산업 단지를 조성 중입니다. 2024년 권양대에 신설된 반도체학과는 지자체가 운영비와 학생 등록금을 모두 지원하며, 2년간 조건 없는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송유빈 씨는 "친구들이 다 부러워한다"며, 등록금 부담 없이 실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노홍근 씨는 서울의 로봇 기업에서 일하다가 논산 소재 방산 기업으로 이직했습니다. 더 좋은 연봉과 워라밸을 보장받았고, 지방으로 돌아온 후 삶의 균형을 되찾았습니다. 김한솔 씨 역시 지방에서 중소 식품 회사에 다니며 올가을 결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울이었다면 결혼 준비조차 쉽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집값, 결혼 비용, 아이 양육까지 모든 게 서울보다 10배 이상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건, 양질의 일자리는 청년들이 지방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조건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문화, 교육, 의료, 여가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청년들이 진짜로 머물고 싶어 집니다. 일본과 미국 사례를 보면서, 한국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지방 소멸은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2년 국토연구원과 KBS 조사에 따르면, 30년 뒤 지방 소도시 39곳이, 50년 안에는 부산과 광명을 포함한 78곳에서 인구 2만 명선이 무너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지방도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교육, 그리고 삶의 질. 이 세 가지가 갖춰진다면, 청년들은 굳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며, 청년의 귀환이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jsjhD1wJenY?si=xfhacHEZOzZqzX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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