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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대피소 직원 (근무 환경, 자연 보호, 등산객 안전)

by oboemoon 2026. 2. 10.

해발 1,915m 천왕봉 아래 장터목 대피소에서 일하는 국립공원 직원들의 하루는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적인 직장 생활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10kg이 넘는 배낭에 일주일치 식량을 담아 5.8km의 가파른 백무동길을 오르는 것이 그들의 출근길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리산을 지키는 사람들의 실제 근무 환경과 그들이 수행하는 자연보호 활동, 그리고 등산객의 안전을 위한 24시간 관리 체계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박 2일 출근길과 고산 대피소 근무 환경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출발하는 임길동 씨의 출근길은 장장 1박 2일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하루 전날 기차를 타고 내려와 지리산 아래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5.8km의 백무동길을 올라야 비로소 직장인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출근 전에는 일주일 동안 먹을 식재료를 직접 장을 봐서 배낭에 차곡차곡 담아야 합니다. 일반 등산객들이 한 시간 넘게 걸려 오르는 이 길을 15년 차 경력의 임길동 씨는 두 시간이면 주파하지만, 그 길은 여전히 힘든 대장정입니다.
출근길에도 업무는 계속됩니다. 탐방로에 설치된 위치 포스트와 각종 시설물들을 점검하며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의 빛깔은 변화하고, 6월이 되어야 천왕봉에 봄이 찾아오는 이곳의 기후 특성상 따뜻한 옷은 필수입니다. 해발 1,653m에 위치한 장터목 대피소에는 여덟 명의 직원이 두 명씩 2교대로 근무하며, 한번 출근하면 6일 동안 대피소에서 생활합니다. 이러한 장기 근무 시스템은 직원들에게 가족과의 이별, 장거리 연애 등 개인 생활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대피소의 전력 관리도 쉽지 않은 업무 중 하나입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경유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는데, 경유와 등유는 헬기로 운송해야 하며 1년에 약 2만 톤이 넘는 연료가 소비됩니다. 발전기 점검과 유지보수는 일상적인 업무이며, 기상 관측 장비의 수신구를 청소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입니다. 관측된 정보는 기상청을 통해 탐방객들에게 날씨 정보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직원들은 "백두대간 끝자락에서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라고 말합니다.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는 사명감이 이들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보이지 않는 노동을 통한 자연 보호 활동

 

지리산 대피소 직원들의 자연 보호자연보호 활동은 등산객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출근길에 만나는 현호색과 얼레지 같은 야생화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도 그들의 몫입니다. 지리산은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들이 쉼 없이 피고 지며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데,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자연보호의 첫걸음입니다. 155명까지 수용 가능한 장터목 대피소는 주말이면 거의 만석이 되는데, 이 많은 인원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직원들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대피소에서는 즉석밥만 판매하고 기본 먹을거리나 간식은 등산객들이 직접 준비해 와야 합니다. 이는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한 정책입니다. 취사장에서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도록 하되, 모든 쓰레기는 각자 책임지고 하산할 때 가져가야 합니다. 직원들은 24시간 순환 근무를 하며 야간 당직자는 두 명이 두 시간씩 교대로 깨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등산객의 안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야간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나 야생동물 출몰 등 자연보호와 관련된 위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대피소를 이용하며 편하게 산을 오르지만, 그 편의가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리와 노동 위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을 평소에는 거의 인식하지 못합니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이런 인력과 시스템이 유지되도록 사회가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기후 변화로 산악 환경이 더 위험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피소 운영 방식과 직원들의 안전 체계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 자연보호와 탐방객 편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등산객 안전을 위한 24시간 관리 체계

 

장터목 대피소는 지리산을 종주하는 등산객들과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한 이들이 하룻밤 묵는 필수 거점입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체크인 시 패스로 인증을 진행합니다. 주말에는 거의 만석이 될 정도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오는데, 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대피소 직원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고산지대 특성상 일교차가 심하고 운무가 자주 끼기 때문에, 등산객들에게 바람막이나 우모복을 꼭 가지고 오라고 안내하는 것도 안전 관리의 일부입니다.
새벽 4시 반, 천왕봉 해돋이를 보기 위해 어둠을 뚫고 길을 나서는 등산객들과 함께 대피소 직원도 동행합니다. 주말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순찰을 나가며 안전을 확인합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해돋이를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쉽게 허락되지 않는 일출이지만, 그 순간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직원들의 역할입니다. 결혼 25주년 기념으로 올라온 부부, 손녀를 위해 정기를 받으러 온 할머니, 백두대간 도장 깨기 중인 고등학교 친구들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지리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선 사명입니다.
직원들은 삼시 세끼를 모두 직접 해 먹으며, 산 생활은 체력 소모가 많다 보니 주로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가 밥상에 오릅니다. 요리사로 통하는 한결 씨 같은 직원은 프라이팬을 종류별로 구색을 갖춘 주방에서 푸짐한 밥상을 차려냅니다. 1년 순환 근무제로 운영되는 국립공원 대피소에서 한결 씨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지만, 산에서 6일 근무하고 내려가서 4일 정도 쉬는 이 근무 형태가 오히려 괜찮다고 말합니다. 대피소는 등산객들이 길고 무거웠던 산행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따뜻한 쉼터가 되어 주며, 이 모든 것이 직원들의 헌신적인 관리 덕분입니다.
지리산 천왕봉을 지키는 대피소 직원들의 삶은 단순한 직장 생활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노고가 낭만적인 이미지 뒤에 가려져 실제 노동 강도나 안전 위험, 생활의 어려움이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자연을 지키는 직업의 가치와 동시에 그 직업이 요구하는 희생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가 안전하게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DrgPEjrxYWs?si=0c8uF8axBgWkT52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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