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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태계 위기 (외래종 유입, 토착종 피해, 관리 부실)

by oboemoon 2026. 1. 30.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오랜 시간 독자적인 진화를 거쳐온 제주도는 '자연의 보고'로 불립니다. 그러나 최근 인위적으로 유입된 외래종들이 제주의 고유한 생태계를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까치, 들개, 멧돼지, 붉은 사슴 등 원래 제주에 없던 종들이 급증하며 토착 생물과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동물 개체 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무분별한 선택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구조적 위기입니다.

 

까치 방사와 외래종 유입의 시작

 

제주도에 자생하지 않았던 까치는 1989년 인위적인 방사 이후 제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강한 바람이라는 제주 특유의 자연조건에도 침엽수 숲을 이용해 둥지를 트는 방식으로 적응한 까치는 현재 수만 마리가 제주 전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까치의 증가는 정전 사고와 농작물 피해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특히 딸기 농가에서는 까치가 열매를 조금씩 쪼아 먹어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으며, 포획이나 농약을 이용한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조류만 희생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생태계 교란입니다. 까치는 알과 새끼를 포식하며 토착 조류인 팔색조, 황새, 삼광조 등의 번식을 방해하고, 양서류와 파충류까지 먹이로 삼습니다. 제주처럼 토착종의 다양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외래종의 유입이 종 절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실제로 까치의 공격으로 까마귀가 밀려나며 경쟁 구도가 붕괴되었다는 점은 생태계 균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외래종 도입은 단기적인 이익만 보고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태 영향과 간접적 피해까지 철저히 고려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에는 외래종 유입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체계적인 관리 방침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들개와 멧돼지, 토착종을 위협하다

 

노루는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토착 동물이지만, 현재 들개와 외래 초식동물의 증가로 심각한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들개는 유기견이 야생화된 개체로, 무리를 이루어 노루를 사냥하며 개체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제주에는 들개를 제어할 천적이 없어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새끼 노루의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멧돼지 문제도 심각합니다. 제주 자생 멧돼지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부 유입과 관리 부실로 인해 개체 수가 급증했습니다. 멧돼지는 잡식성이며 번식력이 강해 수백 마리 규모로 늘어났고, 서식지 경쟁으로 민가 침입과 농작물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포획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편의와 무책임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기견 문제는 결국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 의식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며, 멧돼지 급증은 외부 개체의 무분별한 유입과 사후 관리 실패가 만든 결과입니다. 까마귀, 들개, 외래 초식동물의 증가로 노루가 겪는 위협은 단순히 동물 간 경쟁이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생태계 불균형의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생태 문제를 다룰 때 특정 동물을 '가해자'로 낙인찍기보다는, 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구조적 원인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물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근본 원인인 인간의 선택과 정책 실패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야생마와 붉은 사슴, 식생 파괴의 주범

 

목장에서 탈출한 말과 사슴들이 숲 속에서 나무껍질을 갉아먹으며 제주의 식생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특히 붉은 사슴은 노루보다 체구가 크고 집단 채식을 하기 때문에 먹이 경쟁에서 노루를 밀어내고, 왕벚나무와 제주 특산 난초류 같은 희귀 식물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제주가 섬이라는 특성상 종 다양성이 제한적이고, 그만큼 외래종 유입에 더 취약하다는 점은 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좁은 면적에 다양하게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식물과 멸종 위기 동물들이 외래종의 무분별한 채식으로 고사 위기에 놓여 있는 현실은 제주 생태계가 얼마나 연약한 균형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조심스럽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래종을 무조건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관리가 현실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왜 제주에는 외래종 유입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을까요? 이미 생태계에 적응해 버린 외래종은 어디까지 관리하고, 어디까지 공존해야 할까요? 생태 보전과 농가 피해, 주민 안전 사이에서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그리고 결국 이런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소비와 선택을 멈춰야 할까요?

제주의 생태계는 오랜 시간 균형을 이루며 유지돼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개입으로 그 질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외래종을 무조건 제거하는 방식보다는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경쟁과 천적 관계가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리와 책임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제주 생태 위기는 결국 인간의 선택이 만든 결과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분명히 이해되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의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피해 농가와 전문가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 생태 문제와 현실적인 생활 피해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감정적 접근보다 구조적 원인을 더 분명히 드러내는 균형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Z4Dv8-PPI-o?si=c-5FQu1CiLNuCMc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