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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난청 (소음성 난청, 이어폰 볼륨, 청력 보호)

by oboemoon 2026. 9. 3.

지하철을 탈 때 옆 사람 이어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이 제 귀에까지 선명하게 들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볼륨이 귀에 실질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젊다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괜찮을까?
이어폰

10대도 난청이 생기는 시대가 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난청이라고 하면 어르신들 얘기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상황이 꽤 다릅니다. 국내 난청 환자는 2010년 약 26만 8천 명에서 2021년 약 46만 9천 명으로 10년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난청 진단을 받은 환자 중 30대 이하가 무려 38%를 차지한다는 점입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래 10대나 20대 초반의 난청이라고 하면 선천성 난청 외에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선천성 난청이란 태어날 때부터 청각 기능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어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후천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젊은 층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진행된 이어폰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00명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 이어폰을 사용하는 비중이 평균 31.8%에 달했습니다. 하루 중 세 시간에 한 시간 꼴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셈입니다.

저도 대학생 때는 버스나 고속버스를 탈 때 이어폰을 빠뜨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차이가 얼마나 크게 느껴졌는지 지금도 기억납니다. 그때는 귀 건강 같은 건 생각도 안 했으니까요.

소음성 난청이 왜 젊은 귀를 망가뜨리는가

난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소음이나 노화로 인해 달팽이관 내부의 유모세포가 손상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입니다. 여기서 유모세포란 달팽이관 안에서 소리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세포를 말합니다. 한 번 망가지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전음성 난청으로, 외이도에서 달팽이관까지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에 물리적인 문제가 생긴 경우입니다. 중이염으로 이소골이 녹아서 소리 전달이 끊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이 경우는 수술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이어폰이 문제가 되는 건 주로 감각신경성 난청 쪽입니다. 대한청각학회에 따르면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각 기관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청각학회). 지하철이나 버스 내부는 평균 70~80데시벨 수준입니다. 그 소음을 이기고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이어폰 볼륨을 90~100 데시벨까지 올리게 되는 건데, 이 상태가 반복되면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서서히 망가집니다.

이어폰 종류도 완전히 무관하진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인이어형 이어폰은 고막과의 거리가 짧아 소리가 직접적으로 고막을 때리는 구조라 같은 볼륨이어도 자극이 더 강합니다. 반면 헤드셋은 외이도를 통해 소리가 굴절되며 들어가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조금 더 자연스러운 경로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절대적인 음량입니다. 헤드폰을 쓴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난청인지 모르고 넘기는 증상들

난청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청력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은 서서히 낮아지기 때문에 본인이 눈치채기가 어렵습니다. 어릴수록 더 그렇습니다. 예전에 어떻게 들렸는지 비교 기준 자체가 없으니까요.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 중 대표적인 것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입니다. 소리 자체는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건 난청이 생길 때 고주파 영역부터 먼저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고주파란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가리키며, 한국어에서 'ㅅ', 'ㅌ', 'ㅍ' 같은 자음 발음이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시소'라고 했는지 '이유'라고 했는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예전에 그런 사람을 사오정이라고 불렀지만, 사실은 청력 문제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엔 ADHD와 혼동되기도 합니다. 집중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소리 자체를 제대로 못 듣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건데, 행동 문제로 오해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주변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뒤늦게 난청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제가 더 놀랐던 부분은 난청이 치매 발병 위험과도 연결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경도 난청만 있어도 치매 발병 위험이 약 1.89배 높아지고, 고도 난청에서는 약 4.94배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난청이 있으면 전 연령대에서 우울증 발생 위험도 상승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30대 이하 남성은 2.8배, 여성은 1.93배 수준입니다. 물론 이건 상관관계이고 반드시 인과관계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난청이 있다고 해서 치매나 우울증이 확정되는 건 아니며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시하기 어려운 연관성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외부 소음을 차단해줘서 이론적으로는 낮은 볼륨으로도 충분히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귀가 꽉 막히는 느낌이 답답해서 잘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노이즈 캔슬링을 쓰더라도 볼륨을 낮추기보다 더 잘 들으려고 오히려 높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이어폰 종류보다 볼륨을 실제로 낮추는 의지가 더 중요합니다.

난청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조금씩 쌓여서 옵니다. 저처럼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분이라면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느껴질 때 그냥 넘기지 말고 잠시 이어폰을 빼고 조용한 환경에서 귀를 쉬게 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수십 년 뒤의 청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FXJkcazPqu0?si=QPL6CGi2X--kew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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