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허리가 뻐근하거나 다리가 찌릿한 느낌을 받아본 적 있으십니까. 저도 그런 날이 꽤 있었는데, 당연히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는 자세가 문제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지금까지 제가 자온 방식을 처음으로 돌아보게 됐습니다.

새우잠이 편하다고 느끼는 이유
저는 오랫동안 새우잠을 자왔습니다. 옆으로 누워 몸을 살짝 웅크리면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고 잠도 빨리 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동안은 편하면 그게 몸에도 좋은 자세라고 막연하게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새우잠처럼 몸을 과도하게 웅크리는 자세는 요추(腰椎), 즉 허리뼈 부분에 굴곡이 심하게 걸리면서 추간판(椎間板)에 압력을 높입니다. 여기서 추간판이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부분입니다. 몸을 웅크린 상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이 추간판이 한쪽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눌리게 됩니다.
또한 새우잠 자세는 라운드 숄더(둥근 어깨)를 만들기 쉽습니다. 라운드 숄더란 어깨가 앞쪽으로 말리면서 경추(頸椎), 즉 목뼈까지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거기에 폐활량이 줄어들어 수면 중 호흡이 얕아지는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편하게 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새우잠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체형도 다르고 척추 상태도 다르니까요. 저 역시 수년간 새우잠을 자왔지만 매일 아침 심하게 허리가 아팠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괜찮다'와 '좋다'는 다른 말이라는 건 이제 알게 됐습니다.
새우잠이 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요추 굴곡 증가로 추간판(디스크) 압력 상승
- 라운드 숄더 유발 및 경추 부담 증가
- 폐활량 감소로 수면 중 호흡 질 저하
- 고관절과 무릎 관절의 과도한 굴곡으로 관절 통증 악화 가능성
- 혈액순환 방해로 수면 중 노폐물 배출 저해
앙와위와 측와위, 어떻게 자는 게 맞을까
척추 건강 측면에서 권장되는 수면 자세는 크게 앙와위(仰臥位)와 측와위(側臥位) 두 가지입니다. 앙와위란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눕는 자세를 말하고, 측와위란 옆으로 눕는 자세를 말합니다.
앙와위의 핵심은 신체와 침구 사이에 생기는 빈 공간을 없애는 것입니다. 똑바로 누우면 목 뒤, 허리 뒤, 무릎 뒤에 자연스러운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이 공간을 그냥 두면 척추가 허공에 떠 있는 것과 같아서 주변 근육이 계속 긴장을 유지하게 됩니다. 저도 한번 직접 수건을 말아서 무릎 뒤와 허리 아래에 넣어 봤는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5분 정도 지나니까 허리가 바닥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건 두 장을 말아서 무릎 아래, 한 장은 허리 아래에 깔아보는 방식입니다.
측와위를 선택할 때는 무릎과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렇게 하면 골반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서 요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요추 전만, 즉 허리가 앞으로 살짝 굽은 정상 형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측와위에서는 목베개 높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얼굴의 중심이 몸의 중심과 수평을 이루는 높이여야 경추에 부담이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 베개 높이 하나만 바꿔도 다음 날 아침 목 뻐근함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앙와위가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중앙의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인데, 똑바로 누우면 구조적으로 이 통로가 더 좁아질 수 있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측와위가 더 편할 수 있으니 자신의 상태에 맞는 자세를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실제로 수면 자세와 척추 건강의 관련성은 임상 연구에서도 확인됩니다. 수면 시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 변화와 통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어 있으며, 적절한 수면 자세 교정만으로도 만성 요통 환자의 증상이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습니다(출처: 국립중앙의료원).
수면 자세보다 먼저 고쳐야 할 습관들
솔직히 수건 하나 넣는다고 모든 허리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수면 자세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자세 하나만으로 디스크나 협착증 같은 척추 질환이 완치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자세는 관리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수면의 질 자체를 망가뜨리는 습관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취침 전 음주가 대표적입니다. 알코올은 렘수면(REM sleep)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렘수면이란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기억을 정리하고 몸의 회복을 돕는 수면 단계를 말합니다. 알코올이 들어오면 이 단계로의 진입이 막히고 얕은 수면 단계에서 계속 뒤척이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엎드려 자거나 새우잠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수면 전 스마트폰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청색광)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멜라토닌이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 개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취침 1~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수면 진입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대한수면학회).
기상 직후에는 수직 스트레칭을 권장하는 이유도 납득이 갔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수축된 근막(筋膜), 즉 근육을 감싸는 얇은 막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팔을 위로 뻗고 다리는 아래로 당기며 2~3분 정도 늘려주는 것만으로 이 긴장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아침에 항상 있던 허리 뻐근함이 확실히 덜했습니다.
결국 수면 자세를 바꾸는 것은 척추 건강 관리의 시작점입니다. 새우잠이 무조건 나쁘다기보다, 몸을 과도하게 웅크리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부담이 쌓인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당장 완전히 자세를 바꾸기보다 무릎 사이에 쿠션을 넣고, 취침 전 스마트폰을 조금 일찍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 보고 있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몸이 반응하는 건 생각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