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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카본 (해조류, 탄소저장, 기후위기)

by oboemoon 2026. 3. 16.

기후위기 해결책이 바닷속에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최근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 탄소를 줄이려면 무조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바다가 숲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제가 알던 상식이 반쪽짜리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남 완도 앞바다 김 양식장이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막는 최전선이 될 수 있다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블루카본, 바다가 품은 탄소저장 능력

탄소에도 색깔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나오는 블랙카본은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주범입니다. 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린카본은 숲과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탄소를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바다 생태계가 흡수하고 저장하는 블루카본입니다.

제가 다큐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블루카본의 효율성이었습니다.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초대 같은 해양 생태계는 전체 해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지만, 해양 탄소 저장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바닷속 퇴적층은 공기와 접촉이 거의 없어서 한 번 저장된 탄소가 다시 대기로 빠져나가지 않고 수백 년 동안 그대로 머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플리머스에서는 이미 해초를 인공적으로 재배해 바다에 이식하는 복원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해초 군락은 해양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광합성으로 흡수한 탄소를 바닷속에 장기간 저장합니다.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기후변화 대응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연안의 갯벌도 중요한 블루카본 자원입니다. 갯벌에 사는 규조류라는 미세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후 유기 탄소 형태로 변환된 물질이 갯벌 퇴적층에 쌓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갯벌에는 수천만 톤 규모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으며, 매년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계속 흡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갯벌을 그저 조개를 캐는 곳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놀라웠습니다.

완도 해조류 양식장이 주목받는 이유

전남 완도 고금도 앞바다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식 김 양식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은 미국 항공우주국이 위성사진으로 소개할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친환경 해조류 생산 방식과 높은 탄소 흡수 능력 때문입니다.

완도는 김뿐 아니라 미역, 다시마, 매생이, 톳 등 다양한 해조류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연간 80만 톤 이상이 이곳 바다에서 나옵니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적절한 수온과 맥반석 지형의 해저 환경이 해조류 성장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해조류 양식은 담수나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지 않는 방식입니다.

제가 직접 이 내용을 찾아보니 해조류는 빠른 성장 속도로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고, 생장이 끝난 뒤 일부는 심해로 이동해 장기간 탄소를 저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 연구진이 다양한 해조류 종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측정한 결과, 국내 김 양식장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완도 해역에서는 잘피라는 해초를 이용해 바다숲을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잘피는 뿌리와 잎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며 군락을 이루어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합니다. 흡수한 탄소 일부는 해저에 저장되어 오랜 기간 보존됩니다. 이런 바다숲이 매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런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다큐에서는 블루카본의 장점과 가능성을 주로 다뤘지만, 실제로 얼마나 현실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는 상대적으로 적게 언급되었습니다. 해양 생태계는 태풍, 수온 변화, 해양 오염 같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대규모 조성이나 유지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있었다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블루카본이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려도 됩니다. 기업들이 실제 탄소 배출을 줄이기보다 배출권을 사서 면죄부처럼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탄소 상쇄에만 의존한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다큐를 보면서 바다는 단순히 물고기를 잡거나 식량을 얻는 공간이 아니라 지구 환경을 지키는 핵심 자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는데, 바다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늦기 전에 우리 주변의 갯벌과 해조류 양식장이 단순한 산업 현장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이라는 인식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youtu.be/6pKG50C0Wi8?si=IVs-lh8lOFPH6D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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