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소유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필요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 출판사 편집자 사사키 씨의 이야기는 출간과 동시에 16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취향이 아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많은 일본인들의 소유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 사회적 메시지입니다.
물건 없는 생활의 실천과 그 의미
사사키 씨의 도쿄 집은 거실을 겸한 방 하나, 주방과 욕실이 딸린 작은 공간입니다. 그곳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구도 없고 생활용품도 거의 없는 그의 집은 여행지 숙소보다도 물건이 적어 보입니다. 출판사 동료들의 책상이 답동산으로 덮여 있는 것과 달리, 사사키 씨의 책상에서는 사람이 사용한 흔적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의 하루를 관찰하면 물건 없는 생활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 잠자리를 정리할 때 그는 이불을 개어 소파로 사용합니다. 욕실에서는 오래전부터 비누나 샴푸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기가 잘 닦이는 얇은 수건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사용 후에는 즉시 손빨래를 합니다. 집안에 수건이 그 한 장뿐이기 때문입니다.
식사는 늘 간소하게 합니다. 낡은 서랍장은 평소에는 소품을 넣어두는 수납장으로 쓰다가 식사 시간에는 식탁으로 변신합니다. 그의 모든 물건은 다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집안의 모든 물건을 한 곳에 모으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물도 마시고 차도 마시는 다용도 컵 하나, 주전자를 겸하는 냄비 한 개, 해질 때까지 신다가 같은 것으로 다시 구입하는 신발까지, 불필요한 것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아이가 어리거나 노인이나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 수준의 물건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물건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시간과 선택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즉,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의 기반이 있어야 가능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사키 씨의 실천은 우리가 무심코 쌓아 둔 물건들과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간소한 삶을 통해 발견한 진정한 가치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면서 사사키 씨가 알게 된 것은 바로 물건이 지닌 진정한 가치입니다. 쓸 때마다 감사하고 그래서 더 아껴 쓰게 되는 그의 물건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의 동반자입니다. 물건을 덜어낸 후 그의 삶은 오히려 여유로워졌습니다. 평소 주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갈 때면 같은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지인들과 만납니다.
결코 쉽지 않은 간소한 삶을 서로 나누는 조언은 큰 힘이 됩니다. 식기와 음식으로 넘쳐나던 부엌을 얼마 전 과감하게 비운 하치민의 씨는 요리에서 먹는 행위의 소중함을 새로 발견했습니다. 이들의 만남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하나의 가치관으로서 간소한 삶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물건을 덜어낸 일이 누구보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누마타 씨의 집은 3인 가족이 살고 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비워져 있습니다. 아이의 장난감을 대신하는 것은 아빠와의 상상놀이입니다. 캠핑용품은 가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동이 쉬운 캠핑 의자는 주방과 거실을 옮겨 다니며 제 몫 이상을 해냅니다. 아직 부엌 수납장의 식기들은 비우지 못했는데, 이는 아내와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누마타 씨 가족의 모습은 물건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이의 장난감 대신 상상놀이를 택하거나 캠핑용품으로 가구를 대신하는 방식은 창의적이면서도 실용적입니다. 꼭 필요한 것만 남겼을 때 비로소 보이는 여백, 그 여백 속에서 생기는 시간과 관계, 생각의 공간이 간소한삶의 핵심입니다.
소유가치관의 변화와 미니멀리즘의 명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은 많은 일본인들의 소유가치관을 변화시켰습니다. 목구와 사회 속에 사람과 물건이 속절없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사람들은 물질적 소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사키 씨와 그의 동료들이 선택한 미니멀리즘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삶의 철학입니다.
하지만 이 삶의 방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도 있습니다. 사사키 씨의 선택은 철저히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물건을 줄이는 삶'이 또 다른 기준이나 압박이 될 위험성입니다.
미니멀리즘이 하나의 유행처럼 소비되면서, 적게 소유하는 것조차 경쟁이나 과시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까지 비웠다"는 메시지가 자칫 도덕적 우월감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물건의 개수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삶에 맞는 기준을 찾는 일입니다. 소유가치관의 변화는 획일적인 방식의 강요가 아니라,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물건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물건을 줄이는 일이 곧 삶을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당장 모든 것을 비울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무심코 쌓아 두었던 물건들과 소비 습관을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한 미니멀리즘은 물건의 숫자가 아니라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사키 씨의 16만 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방법을 알려줘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물건으로 가득 찬 현대 사회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간소한삶을 통해 발견한 여백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wyZh20BOhXQ?si=ylTbIHvk2twG0b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