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등 날개뼈 쪽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뻐근하고, 숨을 깊게 들이쉬면 오히려 더 당기는 느낌. 그 불쾌한 감각을 아신다면 저와 같은 경험을 해보신 겁니다. 저도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등에 담이 찾아오곤 했고, 그때마다 "일단 세게 눌러야 풀린다"는 생각으로 몸을 혹사시켜 왔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오히려 통증을 키우고 있었다는 걸,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세게 누르면 풀린다는 믿음, 근거가 있을까
제가 직접 써봤는데, 담이 걸렸을 때 가족에게 주먹이나 팔꿈치로 아픈 부위를 세게 눌러 달라고 하면 그 순간만큼은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폼롤러로 등을 사정없이 문지르고, 유튜브를 틀어놓고 허리를 크게 꺾는 스트레칭을 반복했습니다. 아플수록 "근육이 풀리는 과정이겠거니" 하며 참았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음 날이면 통증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부어오르고, 며칠을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근막(筋膜, fascia)이라는 개념을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근막이란 근육을 감싸고 있는 결합 조직막으로, 근육에 충격이나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 보호 반응으로 더 강하게 수축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즉, 이미 긴장 상태인 근육을 강하게 누르거나 억지로 늘리면 근막이 반사적으로 더 조여들고, 미세 손상이 발생하면서 염증 반응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서도 급성 근육 긴장 상태에서 무리한 외력을 가하는 것은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스트레칭이 문제일까, 자극 강도가 문제일까
그렇다면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면 큰일 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옳은 걸까요.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 경고가 모든 스트레칭을 금지하는 개념으로 읽힐 수 있는데, 실제로는 아픈 부위를 직접 강하게 압박하거나 극단적으로 꺾는 행위가 문제인 것이지, 스트레칭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실제로 이어서 소개되는 방법들도 목과 겨드랑이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이고, 몸통을 회전시키는 근력 운동입니다. "스트레칭 자체가 위험하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자극 부위와 강도의 문제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곳 대신 다른 곳을 건드리는 방법,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제가 실제로 따라 해본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핵심은 담이 걸린 등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첫 번째는 흉쇄유돌근(SCM, sternocleidomastoid muscle)을 이용한 목 스트레칭입니다. 흉쇄유돌근이란 귀 뒤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목 앞쪽 근육으로, 목을 돌리고 숙이는 동작에 관여합니다. 담이 걸린 쪽 목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앞으로 숙이면 이 근육이 도드라지는데, 그 뒤쪽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른 채 목을 반대 방향으로 열 번 왕복합니다.
- 두 번째는 겨드랑이 아래 약 15cm 지점을 누르며 팔꿈치를 등 뒤로 최대한 당기는 동작입니다. 이 부위에는 전거근(serratus anterior)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거근이란 갈비뼈 측면에 붙어 날개뼈를 가슴 쪽으로 당겨주는 근육으로, 이 근육의 긴장이 날개뼈 주변 통증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세 번째는 의자에 바르게 앉아 담이 걸린 반대쪽 손으로 같은 쪽 무릎 바깥쪽을 잡고, 담이 걸린 쪽 손은 후두부(後頭部), 즉 뒤통수 아래 뼈 부분에 댄 채 팔꿈치를 반대쪽 무릎 방향으로 끌어내리며 몸통을 회전시키는 운동입니다. 5초씩 5회 반복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등 담을 푸는데 정작 등은 한 번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봤더니 팽팽하게 당기던 날개뼈 주변이 서서히 풀리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신체운동학적으로 보면, 목과 어깨, 날개뼈 주변 근육들은 근막 연결망(myofascial chain)으로 이어져 있어 인접 부위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전달되어 이완될 수 있습니다. 국내 재활의학 분야에서도 통증 부위를 직접 자극하지 않고 인접 관절이나 근육을 통해 접근하는 간접 기법이 점차 활용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재활의학회).
다만 저는 한 가지 아쉬운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등 통증의 원인이 단순 근육 뭉침만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디스크에 의한 방사통(radiculopathy), 즉 신경이 압박을 받아 멀리 있는 부위까지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이거나, 내장 기관 이상에서 오는 연관통(referred pain)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세 가지 동작만으로 충분하다"라고 단정하기보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방문을 고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등 날개뼈 담은 한 번 경험해 보면 정말 일상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무조건 세게 눌러야 속이 시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응이 통증을 더 오래 끌고 가는 원인이 됩니다. 아픈 부위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인접 근육을 통해 이완시키는 방식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단, 동작을 따라 할 때 자극이 엉뚱한 곳에 오거나 통증이 심해진다면 즉시 멈추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내 몸에 대한 가장 무식한 방법은 아픈데 더 세게 누르는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