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며, 각 나라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전통 축제를 개최합니다. 잘 알려진 일본의 벚꽃 축제나 태국의 송크란 축제 외에도 세계 곳곳에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전통 봄 축제가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해외 전통 봄 축제들을 소개하며, 각 축제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져 온 방식에 대해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1. 페르시아의 봄맞이 축제, 노루즈 (Nowruz)
노루즈는 이란을 비롯한 페르시아 문화권에서 기념하는 전통적인 새해맞이 축제이며, 춘분을 기점으로 시작됩니다. ‘노루즈(Nowruz)’는 페르시아어로 ‘새로운 날’을 의미하며, 30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입니다. 원래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아 시작되었으며, 지금은 종교를 초월한 전통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노루즈는 단순한 새해맞이 행사가 아니라 봄의 시작과 자연의 부활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란,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이 축제를 기념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습니다. 축제는 보통 ‘차하르샴베 수리(Chaharshanbe Suri)’라는 불 축제로 시작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불을 뛰어넘으며 한 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새 출발을 기원합니다.
노루즈의 중요한 전통 중 하나는 ‘하프트 씬(Haft-Seen)’이라는 상차림입니다. 이는 페르시아어로 ‘S’로 시작하는 7가지 상징적인 음식과 물건을 식탁에 놓는 전통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Seeb, 건강), 마늘(Seer, 보호), 식초(Serkeh, 인내) 등이 있으며, 각 물건에는 새로운 해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가족과 친척을 방문하며, 맛있는 전통 음식을 나누고, 어린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풍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루즈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모여 자연의 순환과 조화를 축하하는 깊은 의미를 지닌 행사입니다. 현대에도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이 축제를 중요한 전통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해외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기념되고 있습니다.
2. 불꽃과 함께하는 스페인의 라 마타자 (La Matza)
스페인의 일부 지역에서는 봄을 맞이하는 독특한 불 축제인 ‘라 마타자(La Matza)’가 열립니다. 이 축제는 스페인 북부 지역과 일부 바스크 지방에서 전통적으로 개최되며, 불을 이용해 겨울의 끝을 알리고 봄을 맞이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라 마타자의 유래는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축제는 겨울이 끝나고 농경 시즌이 시작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커다란 불을 피우고 노래와 춤을 즐기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때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행사였던 라 마타자는 현대에 들어서도 그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화형 의식’입니다. 사람들은 거대한 인형이나 허수아비를 만들어 그것을 불태우면서 지난 한 해의 불운과 나쁜 기억을 날려버린다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와 비슷한 축제로 스페인의 ‘라스 팔마스(Las Fallas)’가 있지만, 라 마타자는 덜 상업화되어 있으며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라 마타자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불꽃을 배경으로 축하 공연과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특히, 바스크 지방에서는 전통 춤과 음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축제는 현대적인 삶 속에서도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3. 일본 도호쿠 지역의 하나야카타 (Hanayakata)
일본의 봄 축제라고 하면 보통 ‘사쿠라 마츠리(벚꽃 축제)’를 떠올리지만, 도호쿠(東北) 지역에서는 덜 알려진 특별한 전통 봄 축제인 ‘하나야카타(Hanayakata)’가 열립니다. 이 축제는 원래 18세기부터 시작된 전통 행사로, 봄의 시작을 축하하며 지역 주민들이 꽃을 주제로 다양한 의식을 거행하는 행사입니다.
하나야카타는 '꽃의 관'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이 축제에서는 거대한 꽃 장식물을 만들어 마을 중심부에 전시합니다. 참가자들은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전통 음악과 함께 춤을 추며 거리를 행진합니다. 이 축제는 일본의 다른 봄 축제와 달리, 특정한 종교적인 의미보다 지역 공동체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는 행사로 발전해 왔습니다.
축제의 주요 행사 중 하나는 ‘꽃의 등불(Festival of Floral Lanterns)’입니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꽃등을 들고 행진하며, 봄의 도래를 축하합니다. 또한, 하나야카타 기간 동안 지역 특산품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시장도 열리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사케(청주)와 단 음식들이 축제 분위기를 더합니다.
이 축제는 현재 일본에서도 점점 더 많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벚꽃 축제와는 또 다른 일본의 봄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하나야카타는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결론
전 세계에는 덜 알려졌지만 각 나라의 문화와 전통이 담긴 특별한 봄 축제들이 존재합니다. 이란의 노루즈는 자연의 순환과 새해를 축하하는 깊은 의미를 가지며, 스페인의 라 마타자는 불을 통해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축제입니다. 또한, 일본 도호쿠의 하나야카타는 지역 공동체의 협력을 강조하는 독특한 봄맞이 행사입니다. 이러한 축제들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문화적 유산이며, 이를 통해 각 나라의 전통과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봄,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덜 알려진 해외 전통 봄 축제들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