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야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이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루 30분씩 닷새를 채워야 하는 셈인데,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막막했습니다. 어떤 운동을 어떤 순서로, 얼마나 힘들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한동안 헷갈렸던 기억이 납니다.

운동 강도, 얼마나 힘들어야 충분한가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저를 가장 오래 괴롭혔던 질문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유튜브를 켜면 누구는 저강도 유산소가 지방 연소에 최적이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만이 답이라고 외쳤습니다. 어떤 영상을 봐도 정반대 주장이 나오니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소파에 앉아 있던 적도 있었습니다.
운동의 효과는 약처럼 용법과 용량이 맞아야 나타납니다. 여기서 용량이란 운동 강도를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숨차는 정도로 구분합니다. 가벼운 강도는 운동 중에도 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고, 중등도 강도는 짧은 대화 정도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고강도는 말을 잇기 어려울 만큼 숨이 찬 상태입니다. 이 기준이 운동 강도를 판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잣대입니다.
"땀이 나야 운동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기준이 틀렸다는 걸 직접 경험으로 확인했습니다. 같은 속도, 같은 경사로 러닝머신을 뛰었는데 저는 옷이 흠뻑 젖고 상대방은 뽀송뽀송한 경우를 실제로 겪었습니다. 발한량, 즉 땀을 흘리는 양은 개인 체질과 환경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운동 효과의 지표로 삼으면 안 됩니다. 땀 대신 숨이 얼마나 차는지를 기준으로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스포츠의학회(ACSM)는 심폐 건강과 체중 관리를 위해 주당 150~ 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 혹은 75~ 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스포츠의학회). 하루 30분씩 닷새를 채우는 방식이 이 기준에 딱 맞아떨어집니다. 단, 이건 어디까지나 기준치일 뿐입니다. 제 경험상 처음부터 이 숫자에 맞추려다 이틀 만에 나가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주 3회, 20분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하면 조금씩 늘리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
공복 유산소 운동도 오랫동안 논란이 많았던 주제입니다. 여기서 공복 유산소란 아침에 식사 없이 진행하는 유산소 운동을 말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모두 낮은 상태라 지방 분해 효소가 활성화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타이밍에 중등도 이하 강도로 운동하면 체지방을 우선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당뇨 약을 복용 중이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체중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는 가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복 운동이 모두에게 좋다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운동 강도를 높일 때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체질적으로 땀이 잘 나지 않는 분들은 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 열성 질환 위험이 있습니다. 피부가 벌게지고 어지러운데 땀이 없다면 그건 체온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이때는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환기가 되는 실내에서 운동하거나 운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맞습니다.
공복 유산소와 근력 운동, 어떤 순서로 해야 하나
운동 순서를 두고도 "근력 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이 엇갈립니다. 제가 직접 여러 순서를 바꿔 가며 해봤는데,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순서가 달라집니다.
근육을 키우거나 기초대사량, 즉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모되는 열량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근력 운동을 먼저 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하면 하지 근육과 신경계에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게 되어 들어 올릴 수 있는 중량과 반복 횟수가 줄어듭니다. 퍼포먼스가 떨어지면 근육 자극도 덜하고, 결국 근비대, 즉 근육 크기 성장 효과도 줄어듭니다.
반대로 심폐지구력을 올리거나 유산소 능력 자체를 키우고 싶다면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하고, 남는 체력으로 근력 운동을 보조적으로 하는 방식이 맞습니다. 이 경우 근력 운동은 부위를 좁게 잡고 세트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조율하면 피로가 누적되지 않습니다.
헬스클럽에 다닐 때 저는 처음에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만 했습니다. 허리가 불편한 날도 참고 따라 하다가 결국 일주일을 쉰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컨디션과 불편한 부위를 솔직하게 말하고, 목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살만 빼주세요"가 아니라 "뱃살을 줄이고 싶고, 허리 쪽이 약합니다"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니 훨씬 맞는 운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스테어 클라이머(천국의 계단)를 유산소 운동으로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허벅지와 둔근, 즉 엉덩이 근육에 강한 자극이 가기 때문에 다음 날 근육통이 상당히 옵니다. 이처럼 하지의 대근육군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운동은 유산소와 근지구력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대근육을 사용하는 복합 운동이 체지방 감소와 근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운동 하는 순서
정리하면, 운동 종류와 순서를 선택할 때 참고할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육 강화와 기초대사량 회복이 목적이라면: 근력 운동 먼저, 이후 고강도 인터벌 운동 15~30분
- 심폐지구력 향상이 목적이라면: 유산소 운동 먼저, 이후 근력 운동 보조적으로
- 공복 유산소를 한다면: 중등도 이하 강도로, 6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장
- 운동 습관이 없는 초보자라면: 주 3회 30분 걷기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방식 추천
유산소 운동을 굳이 헬스클럽에서만 할 필요도 없습니다. 빠르게 걷기나 계단 오르기도 숨이 찰 정도로 하면 중등도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냅니다. 일상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 자체가 유산소 운동의 역할을 합니다.
운동법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하나입니다.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가. 저도 HIIT, 웨이트, 공복 러닝 등 여러 방법을 따라 해봤지만 몇 주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네 번, 제 체력 수준에서 조금 힘든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지만, 그게 제게는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운동의 종류보다 지속 가능성이 먼저라는 걸 직접 몸으로 배웠습니다. 지금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최고의 방법을 찾기보다 내일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더 빠른 길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