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단순히 업무 자동화를 넘어 노동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입 직원이 경력을 쌓아가는 전통적인 경로가 붕괴되면서, 취업 준비생과 신입 사원들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보다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신입 채용 축소와 경험 사다리의 붕괴
지난달 미국 경제학회에서 전직 미국 노동부 국장이 내놓은 발언은 법조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로펌들이 더 이상 신입 변호사를 채용해 교육하지 않고, 법률 리서치와 문서 초안 작업을 인공지능에 맡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입 변호사가 진입할 통로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 경고는 국내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국내 대형 로펌들 역시 최근 2년 사이 신입 변호사 채용 규모를 눈에 띄게 줄였으며, 업계에서는 이미 고용 한파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직 변호사들은 AI를 활용해 판례 분석과 서면 작성을 수행하고 있으며, 저연차 변호사가 맡던 기초 업무는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회계업계의 상황은 더욱 급격합니다. 이른바 '빅 4'로 불리는 대형 회계법인들은 신입 채용을 30% 이상 축소했습니다. AI 도입으로 매년 수만 시간의 업무를 절감하며 효율을 높였고, 회계사의 역할은 실무 처리자가 아니라 AI 결과를 최종 판단하는 관리자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문과 직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때 취업 시장에서 강세였던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의 취업 성과도 최근 둔화되었습니다. 생성형 AI가 코딩과 설계를 빠르게 수행하면서 기업들은 신입 개발자를 교육하는 대신 AI 활용 인력 중심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 일자리 공고는 크게 감소했고, 빅테크 기업의 대졸 신입 채용은 수년 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기업들은 신입 교육 비용 대신 AI 라이선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엑셀 정리, 데이터 수집, 보고서 초안 작성 등 사원급 업무를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며 AI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조직 구조 자체의 재설계를 의미합니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입사 지원 버튼이 사라졌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신입 채용 기회는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은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숫자로 체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경험 사다리 붕괴가 가져온 구조적 변화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일자리 감소가 아니라 '경험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신입이 반복 업무를 통해 실력을 쌓고 성장했지만, 이제 그 업무를 AI가 수행하면서 진입 단계 자체가 축소되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직업 세계로 들어가는 문턱이 높아졌다는 의미를 넘어, 경력 개발의 시작점이 사라졌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의료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국내외 공공의료기관은 AI 기반 영상 판독과 응급 네트워크를 도입해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의사의 업무 범위도 조정되고 있습니다.
구직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다수의 졸업 예정자들이 AI로 인한 직업 불안을 호소했고, 상당수는 지원서가 인사 담당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AI 필터링에서 탈락한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업 상당수가 AI 도입을 이유로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조직 내부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수행하고, 인간 인력은 축소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격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인력은 더 높은 보상을 받는 반면, 그렇지 못한 인력은 도태 위험에 놓입니다.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AI 역량을 갖춘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생산성과 소득 격차를 확대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기술 발전이 모든 이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다리의 붕괴는 단순히 진입 장벽의 문제가 아니라, 한번 진입에 실패하면 회복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역량과 생존 전략의 필요성
그러나 모든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국제 포럼 보고서는 AI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담당자 등 새로운 직무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보스 포럼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 기구들이 제시하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변화를 위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회의 영역으로도 인식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생존 전략을 제시합니다. 첫째, 최종 책임을 지는 의사결정 역할입니다. AI가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판단과 책임은 인간의 몫입니다. 법률 자문, 의료 진단, 투자 결정과 같은 영역에서 최종 승인권은 여전히 인간 전문가에게 있으며, 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영역입니다. 둘째, 신뢰와 공감을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 서비스입니다. 사람 사이의 유대와 설득은 기계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상담, 협상, 고객 관계 관리 등에서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정서적 연결과 맥락 이해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셋째, 현장에서 물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숙련 기술입니다. 복잡한 환경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건설, 제조, 수리, 의료 시술 등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영역에서는 AI의 한계가 명확하며, 숙련된 기술자의 가치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들은 단순히 AI를 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위기감을 극대화하는 서술이 많아 다소 공포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지만, 준비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통계와 해외 사례가 제시되지만 그 이면의 맥락이나 반론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산업별, 지역별, 기업별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AI에 밀려날 것인가, 아니면 활용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변화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노동 구조의 재편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전면적으로 대체한다기보다,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낙관도, 무조건적인 비관도 아닌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역량을 갖추느냐가 개인과 조직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bzrGkVx_TYU?si=tVP2luvaH9spPv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