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탁에 오르는 민물장어 한 마리에는 1년간의 시간과 세심한 노동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마리당 1,800원에 달하는 0.3g 크기의 치어를 입수하는 순간부터 29도 수온을 유지하며 키우고, 영양제가 가득한 사료를 직접 배합해 먹이고, 크기별로 선별해 출하하기까지의 전 과정은 양식업의 정밀함과 작업자의 헌신을 보여줍니다.
금값보다 귀한 민물장어 치어 입수
민물장어 양식의 첫 단추는 치어 입수입니다. 0.3g의 작은 크기지만 마리당 1,800원, 5,000마리씩 총 50kg가 4억 5천만 원에 달하는 귀한 몸값을 자랑합니다. 이날 양식장에 도착한 치어는 총 15만 마리로, 수억 원대의 생명을 책임지는 긴장감이 작업장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에서 수년간 살다 다시 바다로 돌아와 산란하는 독특한 생태를 가진 어종입니다. 필리핀까지 가서 알을 낳고 어미는 죽은 뒤, 새로 태어난 치어가 다시 어미의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그 기간이 약 1년 걸린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어떻게 고향을 찾아오는지, 정확히 어디서 알을 낳는지조차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 때문에 민물장어는 인공 부화가 아닌 자연에서 그물과 뜰채로 일일이 잡은 치어로만 양식이 가능합니다. 어획량과 시기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며, 귀한 만큼 입수 자체가 1년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치어를 옮기는 작업자들의 손길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높은 가격 때문만이 아니라, 이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8개월에서 1년 후 출하될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 포획에 의존하는 현재의 양식 구조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치어 자원이 고갈될 경우 양식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생태계 보전과 산업 유지 사이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밀한 사료 배합과 29도 수온 관리
치어가 입수되면 본격적인 양식 관리가 시작됩니다. 민물장어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양식장은 항상 어둡게 유지됩니다. 햇빛을 차단한 수조에서 29도 이상의 수온을 1년 내내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장어의 성장과 건강에 직결되는 필수 조건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사료 배합 과정입니다. 장어에게 먹이는 사료는 단순한 가루가 아닙니다. 총 다섯 가지의 영양제를 물과 배합해 찰흙처럼 점성 있는 반죽 형태로 만듭니다. 작업자는 "저보다 장어가 훨씬 더 좋은 거 많이 먹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한계에서 추출한 키토산 등 사람이 먹어도 이상 없는 고급 영양제가 투입됩니다. 이를 통해 장어의 육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폐사율을 낮춥니다.
사료 배합 과정에서 작업자는 낫으로 반죽을 잘라가며 영양제와 사료가 골고루 섞이도록 합니다. 비율이 맞지 않거나 너무 묽으면 물에 풀어져 장어가 먹기 전에 손실되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인절미 같은 반죽의 사료를 수조에 넣을 때도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사료의 온도가 수온보다 낮기 때문에 급하게 떨어뜨리면 장어가 놀라 도망가거나 바닥에 파고들어 버립니다. 진동에 민감한 장어의 특성을 고려해 살포시 넣어주는 손길에서 생명을 다루는 작업의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관리는 치어 입수 후 약 50일간은 쉬는 날 없이 계속됩니다. 작업자는 매일 장어에게만 신경 쓰며 매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8개월에서 1년간의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성장합니다.
출하 과정과 장어탕 생산의 노동
출하 날이 되면 양식장은 더욱 분주해집니다. 32개의 수조에서 키운 약 25만 마리의 장어 중 출하 대상을 선별하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수조 바닥의 구멍을 통해 장어를 빨아들여 관을 통해 선별 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이 가동됩니다.
선별기에서는 크기별로 장어를 분류합니다. 같은 날 치어로 입수되어 1년을 함께 자랐지만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힘이 좋은 개체는 8개월 만에 출하되고, 나머지는 더 키워집니다. 위에서 물을 떨어뜨려 장어가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면서 구멍으로 빠지게 해 선별하는데, 미끈거리고 힘 좋은 장어를 다루는 작업은 육체적으로 힘듭니다.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되는 선별 작업에 작업자들은 땀과 물로 범벅이 되며, 저녁이 되면 차가운 물 때문에 손이 저릴 때도 있다고 합니다.
선별된 장어는 즉시 손질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흐르는 물에 내장과 중간 뼈를 제거하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초벌구이 형태의 제품 주문이 늘어나면서 작업량이 더 증가했습니다.
한편 장어탕 생산 현장도 치열합니다. 손질된 장어의 뼈와 내장을 세척해 핏물을 빼고 쓸개를 제거한 뒤, 새우 등의 재료와 함께 3시간 동안 푹 끓여 베이스를 만듭니다. 이를 곱게 갈아서 뼈의 칼슘 성분까지 우려낸 국물에 시래기와 된장을 넣어 다시 2시간 끓입니다. 하루 450인분을 만드는 대량 작업은 뜨거운 열기와의 사투입니다. 여름철에는 5분도 안 돼 옷이 땀으로 젖고, 서서 반복 작업을 하다 보면 손가락에 방아쇠 증후군이 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작업자는 "손님들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며 "맛있다"라고 하는 게 제일 큰 칭찬이라고 말합니다. 건강 보양식으로 장어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작업의 보람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민물장어 한 마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수억 원대의 치어 입수, 1년간의 정밀한 사육, 그리고 출하와 가공 과정의 육체노동이 녹아 있습니다. "맛있다"는 한마디가 왜 가장 큰 보상인지 이해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자연 치어 포획에 의존하는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한 시점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bXr-V83lVew?si=qX59Oj9iHgDKbjb0